고깃집이 줄고 있다는 말은 맞을까 — 허가 기록에 던진 여섯 질문
영업 중 고깃집 37,353곳의 허가 기록으로 여섯 질문에 답합니다. 개업은 2016년 3,527곳에서 2025년 2,038곳으로 줄었지만 2010년 이후 순증은 1만 3,303곳이고, 3년 유지율은 76.6%입니다.
"요즘은 고깃집도 힘들다"는 말과 "어느 동네를 가도 고깃집은 있다"는 말이 같이 돌아다닙니다. 허가 기록이 맛이나 손님 수를 말해 주지는 못하지만, 이 두 말이 맞는지는 숫자로 어느 정도 가려 볼 수 있습니다. 아래는 그 과정에서 떠올린 질문 여섯 개와 답입니다.
여기서 고깃집은 허가 업태가 '식육(숯불구이)'인 곳으로, 인허가 데이터 기준일(2026-10-03) 영업 중인 곳이 37,353곳입니다. 업태는 가게가 허가를 낼 때 고른 칸이어서, 같은 삼겹살집이나 갈빗집이 '한식'으로 신고돼 있으면 여기에 잡히지 않습니다. 이 분류 문제가 서울에서 얼마나 크게 나타나는지는 서울 식당 통계에서 고깃집은 왜 1%뿐일까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고깃집이 줄고 있다는 말은 맞을까?
새로 여는 곳이 줄어든 것은 맞습니다. 개업은 2016년 3,527곳이 정점이었고 2025년에는 2,038곳으로, 정점보다 42.2% 적습니다. 그런데 '영업 중인 고깃집이 줄고 있다'고 하기에는 근거가 약합니다. 2010년부터 2025년까지 16년을 모두 합하면 개업이 45,213곳, 폐업이 31,910곳이라 13,303곳이 순수하게 늘었습니다. 폐업이 개업보다 많았던 해는 이 16년 중 2021년과 2025년 두 해뿐입니다.
| 연도 | 개업 | 폐업 | 폐업 ÷ 개업 |
|---|---|---|---|
| 2010 | 2,745 | 1,089 | 0.40 |
| 2016 | 3,527 | 1,900 | 0.54 |
| 2019 | 3,476 | 2,501 | 0.72 |
| 2021 | 2,291 | 2,474 | 1.08 |
| 2023 | 2,946 | 2,291 | 0.78 |
| 2025 | 2,038 | 2,565 | 1.26 |
2016년에는 하나가 닫을 때 두 곳 가까이 열었는데, 2025년에는 열 곳이 열 때 열두세 곳이 닫았습니다. 그래서 정확한 표현은 '줄고 있다'보다 '늘던 속도가 꺾였고, 폐업이 개업을 앞서는 해가 2021년에 이어 2025년에 두 번째로 나왔다'에 가깝습니다. 2021년에는 이듬해 다시 개업이 앞섰으니, 2025년이 한 해의 일인지 방향이 바뀐 것인지는 다음 해 숫자를 봐야 알 수 있습니다. 폐업에는 단기 허가를 뺐지만 구청이 한꺼번에 정리한 기록이 섞여 있을 수 있어서, 한 해 수치는 조금 넉넉하게 읽어야 합니다.
새로 열면 3년은 버틸까?
2022년에 문을 연 고깃집 2,388곳 중 76.6%가 기준일에도 영업 중이었습니다. 같은 해 문을 연 한식 22,798곳은 66.5%였으니 고깃집이 10.1%p 높습니다. 이 차이는 하루아침에 생긴 것이 아닙니다. 아래 그림처럼 2010년 개업 코호트부터 고깃집이 한식보다 계속 위에 있었습니다.
그해 새로 허가받은 곳(단기 허가 뺌) 중 3년 뒤 기준일까지 영업 중인 비율. 2022년 개업은 고깃집 2,388곳, 한식 22,798곳.
표로 보기
| 개업 연도 | 고깃집 | 한식 |
|---|---|---|
| 2010 | 81.7% | 73.1% |
| 2011 | 81.2% | 74.1% |
| 2012 | 81.4% | 73.7% |
| 2013 | 81.1% | 75.2% |
| 2014 | 79.9% | 74.2% |
| 2015 | 79.1% | 73.5% |
| 2016 | 79.2% | 72.3% |
| 2017 | 77.4% | 71.7% |
| 2018 | 76.6% | 71.7% |
| 2019 | 78.2% | 72.1% |
| 2020 | 78.4% | 69.1% |
| 2021 | 77.6% | 67.4% |
| 2022 | 76.6% | 66.5% |
고깃집의 유지율도 조금씩 내려왔습니다. 2010년 개업은 81.7%였고 2022년 개업은 76.6%로 5.1%p 낮아졌습니다. 같은 기간 한식은 73.1%에서 66.5%로 6.6%p 내려, 내려가는 속도는 비슷합니다. 5년 유지율로 보면 2010년 개업 고깃집이 71.7%, 한식이 61.1%, 2020년 개업은 각각 64.0%와 54.0%입니다. 왜 고깃집이 더 잘 버티는지는 이 데이터에 투자 규모나 매출이 없어서 알 수 없습니다. 한식은 가게 종류가 훨씬 넓은 칸이라 구성이 다르다는 점도 감안해야 합니다. 업태별 유지율을 한꺼번에 보려면 새로 연 가게, 3년 뒤 몇 곳이 남을까가 낫습니다.
문 닫은 고깃집은 얼마나 하다 닫았을까?
2025년에 폐업한 고깃집 2,565곳을 허가일부터 폐업일까지의 기간으로 나눠 보면, 오래 영업한 뒤 닫은 곳의 비중이 전체 업종보다 큽니다.
| 영업 기간 | 고깃집 | 비율 | 전체 업종 비율 |
|---|---|---|---|
| 3년 안 | 664곳 | 25.9% | 34.7% |
| 3~5년 | 324곳 | 12.6% | 17.7% |
| 5~10년 | 740곳 | 28.8% | 23.2% |
| 10년 넘게 | 837곳 | 32.6% | 24.4% |
1년 안에 닫은 곳은 129곳으로 5.0%이고 전체 업종은 9.0%입니다. 반대로 10년을 넘기고 닫은 곳이 837곳, 그중 30년 이상 영업한 뒤 닫은 곳도 72곳 있습니다. 이 표는 닫은 가게만 센 것이라 '고깃집은 오래 간다'는 증거로 쓰기보다, '닫는 고깃집은 일찍 닫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적다' 정도로 읽는 것이 맞습니다. 닫은 이유가 적자인지 은퇴인지 건물 사정인지는 기록에 없습니다. 이 가운데 49곳은 구청이 한꺼번에 정리한 것으로 분류돼 있습니다.
30년 넘은 고깃집은 어디에 있을까?
30년 넘은 허가는 2,431곳으로 고깃집의 6.5%입니다. 다른 업태와 견주면 한식 10.6%, 중국식 12.6%, 횟집 13.9%, 분식 8.0%보다 낮고 호프·통닭 5.8%, 경양식 4.4%보다 높아 중간쯤입니다. 숫자로 가장 많은 곳은 경남 창원시 165곳, 경북 경주시 68곳, 경북 포항시 53곳입니다. 다만 도시가 크면 많은 것은 당연하니, 고깃집 가운데 오래된 허가의 비율을 보면 순서가 달라집니다.
- 경남 거창군고깃집 110곳 중 24곳21.8%
- 경북 영주시고깃집 208곳 중 38곳18.3%
- 부산 수영구고깃집 257곳 중 46곳17.9%
- 대구 동구고깃집 230곳 중 36곳15.7%
- 경기 이천시고깃집 311곳 중 44곳14.1%
- 경기 군포시고깃집 211곳 중 29곳13.7%
- 전북 익산시고깃집 287곳 중 38곳13.2%
- 경남 창원시고깃집 1,249곳 중 165곳13.2%
영업 중인 고깃집이 100곳 이상인 시·군·구만.
경남 거창군은 고깃집 110곳 중 24곳(21.8%)이, 경북 영주시는 208곳 중 38곳(18.3%)이 30년 넘은 허가입니다. 부산 수영구는 257곳 중 46곳이라 그 비율이 17.9%입니다. 30년 넘은 허가라는 것은 허가가 1996년 10월 3일 이전에 났다는 뜻일 뿐, 같은 이름과 같은 주인으로 30년을 이어 왔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래된 가게를 가려 찾는 방법은 데이터로 노포를 찾는 방법과 한계에 적었습니다.
영남에 많은 건 입맛 때문일까?
영남 5개 시·도(부산·대구·울산·경북·경남)의 고깃집은 14,872곳으로 영업 중인 가게의 6.4%입니다. 서울과 영남을 뺀 나머지는 4.2%, 서울은 1.0%입니다. 영업 중 가게가 300곳 이상인 229개 시·군·구 중 고깃집 비율이 8% 이상인 곳은 21곳인데, 14곳이 영남입니다. 그러니 영남에 많다는 인상은 데이터에도 있습니다.
- 울산 북구326곳 / 영업 중 3,040곳10.7%
- 대구 달서구808곳 / 영업 중 7,647곳10.6%
- 전남 강진군70곳 / 영업 중 684곳10.2%
- 강원 양구군55곳 / 영업 중 543곳10.1%
- 울산 동구255곳 / 영업 중 2,559곳10.0%
- 서울 은평구10곳 / 영업 중 4,934곳0.2%
- 서울 영등포구16곳 / 영업 중 8,961곳0.2%
- 전남 구례군1곳 / 영업 중 661곳0.2%
- 전북 부안군1곳 / 영업 중 1,161곳0.1%
- 서울 종로구4곳 / 영업 중 8,549곳0.0%
영업 중인 가게가 300곳 이상인 229개 시·군·구 가운데.
하지만 입맛이라는 한 가지 이유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21곳 중 7곳은 영남이 아닙니다. 전남 강진군(10.2%), 강원 양구군(10.1%), 경기 오산시, 전남 화순군, 강원 춘천시, 전북 군산시, 강원 동해시가 그 일곱 곳입니다. 같은 시·도 안에서도 격차가 큽니다. 경남에서는 거제시가 9.8%인데 산청군은 0.7%이고, 강원에서는 양구군이 10.1%인데 화천군은 0.8%이며, 경기에서는 오산시가 8.6%인데 가평군은 0.7%입니다. 가장 낮은 쪽에는 서울 종로구(4곳)뿐 아니라 전북 부안군과 전남 구례군(각 1곳)도 있습니다. 이 차이가 실제로 고깃집이 적어서인지, 지역마다 다른 신고 관행 때문인지는 데이터로 알 수 없습니다. 비율 1·2위인 울산 북구와 대구 달서구가 속한 도시는 울산과 대구 글에서 따로 살펴봤습니다.
이 숫자로는 알 수 없는 것은 무엇일까?
허가 기록은 가게가 언제 허가를 받았고 언제 폐업을 신고했는지를 남길 뿐입니다. 그래서 이 글의 답에는 몇 가지 한계가 있습니다.
- 맛이나 손님 수, 매출은 모릅니다. 오래 영업했다는 사실과 잘한다는 평가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 가게를 넘겨받아 허가가 이어진 경우도 같은 가게로 셉니다. 3년 유지율이 높게 나오는 데 이런 경우가 얼마나 섞여 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 한식 등 다른 칸에 신고한 고깃집은 빠집니다. 지역 비율은 실제 고깃집 수가 아니라 '식육(숯불구이)로 신고한 곳의 비율'입니다.
- 문을 닫고도 폐업 신고를 하지 않은 곳은 영업 중에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모든 수치는 행정안전부 인허가 데이터(2026-10-03) 기준이고, 폐업한 가게의 이름은 싣지 않았습니다.
이 글의 숫자는 기준일의 행정안전부 지방행정 인허가 데이터(공공데이터포털)로 계산했습니다. 영업허가 기준이라 실제 창업·폐업 시점과 다를 수 있고, 폐업한 가게 이름은 싣지 않습니다. 가게보고의 데이터 분석과 글 작성에는 AI를 포함한 자동화 도구가 쓰입니다. 데이터 출처와 계산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