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 중위 5.5년이 곧 세종 가게가 다 새것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세종은 영업 중인 식당·카페·제과점 5,244곳의 허가 중위 연수가 5.5년이지만, 30년 넘은 허가 199곳 중 198곳은 옛 읍·면에 있습니다. 허가 나이와 가게 나이는 다릅니다.
가게보고의 세종시 페이지 맨 위에는 '영업허가 중위 5.5년째'라고 적혀 있습니다. 이 숫자만 보면 세종의 가게는 모두 얼마 전에 생긴 것처럼 읽힙니다. 인허가 데이터(2026-10-03 기준)로 이 인상이 어디까지 맞는지 따져 봤습니다. 지금 영업 중인 식당·카페·제과점은 5,244곳이고, 그중 30년 넘은 영업허가는 199곳(3.8%)입니다.
오해: 허가 중위 5.5년이면 다 새로 생긴 가게다
허가 중위 연수는 영업 중인 가게를 허가받은 날짜순으로 줄 세웠을 때 한가운데 있는 허가가 몇 년 됐는지를 말합니다. 세종은 5.5년으로, 전국 230개 시·군·구 가운데 짧은 쪽 7위입니다. 230곳의 가운데값이 8.8년이니 세종은 그보다 3년 넘게 젊습니다. 그래서 흔히 두 가지로 읽습니다. 하나는 "세종 가게는 전부 최근에 생겼다"이고, 다른 하나는 "세종에는 오래된 가게가 없다"입니다.
세종시가 2012년에 출범한 도시라는 사실이 이 해석을 거들어 줍니다. 도시 자체가 어리니 가게도 어릴 것이라는 추론입니다. 다만 중위는 한가운데 값 하나일 뿐이고, 줄 세운 양 끝에 무엇이 있는지는 알려 주지 않습니다. 아래에서 그 양 끝을 열어 봤습니다.
데이터가 보여주는 것 하나: 절반이 최근 허가인 것은 맞습니다
먼저 맞는 부분부터 확인합니다. 영업 중인 5,244곳을 허가받은 시기로 나누면 세종의 쏠림이 분명합니다.
| 허가받은 시기 | 세종 | 비율 | 전국 비율 |
|---|---|---|---|
| 2020년 이후 | 3,051 | 58.2% | 44.7% |
| 2012~2019년 | 1,517 | 28.9% | 26.6% |
| 1997~2011년 | 465 | 8.9% | 21.9% |
| 1996년 이전 | 211 | 4.0% | 6.8% |
2012년 이후에 받은 허가가 4,568곳(87.1%)이고, 2020년 이후만 해도 절반을 넘습니다. 허가 중위 5.5년은 약 2021년 봄 무렵에 받은 허가가 한가운데라는 뜻입니다. 이 점에서 오해는 반쯤 맞습니다.
그러나 표에서 더 눈에 띄는 것은 가운데 줄입니다. 1997~2011년에 받은 허가는 세종이 8.9%로 전국 21.9%의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가게가 젊다기보다 출범 이전부터 있던 가게의 층이 얇고, 출범 뒤에 지어진 도시 위에 새 허가가 한꺼번에 쌓인 모양입니다. 2011년 이전에 받은 허가가 지금도 676곳(12.9%) 남아 있으니 "다 새것"은 아닙니다. 1996년 이전 허가는 211곳으로 전국 비율(6.8%)보다 낮을 뿐 없지는 않습니다. 이 표의 1996년 이전은 허가 연도 기준이라, 아래에서 쓰는 '30년 넘은 영업허가' 199곳(1996년 10월 3일 이전, 도로명주소가 있는 기록)과 12곳 차이가 납니다.
출범 전에도 이 땅에서는 가게가 계속 문을 열었습니다. 지금의 세종 주소로 잡히는 개업은 2010년 130곳, 2011년 116곳이었고, 출범 해인 2012년에 199곳, 2013년 283곳, 2014년 491곳, 2015년 683곳으로 가파르게 늘었습니다. 도시가 어려서 가게가 어린 것이 아니라, 2012년을 기점으로 허가 수 자체가 몇 배로 뛰었다고 읽는 편이 데이터에 맞습니다.
데이터가 보여주는 것 둘: 세종 안에 두 개의 동네가 있습니다
30년 넘은 영업허가 199곳을 동별로 나누면 한쪽으로 쏠립니다.
| 지역 | 30년 넘은 영업허가 | 영업 중 | 비율 |
|---|---|---|---|
| 세종시 조치원읍 | 84 | 1,025 | 8.2% |
| 세종시 금남면 | 24 | 247 | 9.7% |
| 세종시 전의면 | 19 | 136 | 14.0% |
| 세종시 연서면 | 19 | 115 | 16.5% |
| 세종시 부강면 | 16 | 190 | 8.4% |
| 세종시 장군면 | 11 | 183 | 6.0% |
| 전동면·연기면·연동면·소정면 | 25 | 표에 없음 | - |
| 세종시 나성동 | 1 | 647 | 0.2% |
199곳 중 198곳이 열 개 읍·면에 있습니다. 위 여섯 읍·면만 합쳐도 영업 중인 1,896곳 중 173곳(9.1%)이 30년 넘은 허가로, 전국 평균 6.3%보다 높습니다. 연서면(16.5%)과 전의면(14.0%)은 전국 평균의 두 배를 넘습니다. 반대로 어진동(373곳)·보람동(343곳)·도담동(250곳) 같은 11개 동 2,730곳에는 30년 넘은 허가가 나성동의 1곳뿐입니다.
그러니 세종 전체의 5.5년은 서로 다른 두 동네를 한 숫자로 뭉갠 평균에 가깝습니다. 옛 읍·면은 군 지역 소도시의 모습을 하고 있고, 새로 조성된 동들은 거의 전부가 최근 허가입니다. 세종의 중위 연수를 낮춘 쪽은 영업 중인 가게 수가 많은 새 동들입니다. 조치원읍 한 곳만 따로 보면 영업 중 1,025곳 중 84곳이 30년 넘은 허가라서, 가게 구성이 전국 평균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업태에서도 같은 결이 보입니다. 경양식집은 246곳(4.7%)으로 전국 비율 3.3%의 1.4배이고, 커피숍은 608곳(11.6%)으로 전국 8.8%의 1.3배입니다. 그런데 이 두 업태에서 30년 넘은 허가는 경양식 4곳, 커피숍 0곳뿐입니다. 반대로 영업 중인 다방 23곳 중에는 11곳이 30년 넘은 허가입니다. 세종에서 많은 업태와 오래된 업태가 서로 다르다는 뜻이고, 눈에 띄는 업태는 대부분 신도시의 얼굴입니다. 업태는 허가를 낼 때 적은 분류라 실제 메뉴와 다를 수 있고, 시·군마다 분류 관행도 달라서 이 비교는 방향을 보는 정도로만 읽어야 합니다.
그래도 남는 한계: 허가 나이는 가게 나이가 아닙니다
앞의 분석은 '허가일자'라는 한 가지 날짜에만 기댑니다. 이 날짜가 가게의 실제 나이와 어긋나는 경우가 있어 몇 가지를 밝혀 둡니다.
허가가 이어져도 가게는 바뀔 수 있습니다. 가게를 넘겨받는 지위 승계를 하면 간판과 주인이 바뀌어도 허가일자는 그대로 유지될 수 있습니다. 가게보고가 앞서 서울 종로와 금천에서 따져 봤을 때 30년 넘은 허가의 절반가량이 최근 30년 안에 상호가 바뀐 곳이었습니다. 세종은 상호 이력까지 확인된 노포가 아직 0곳이어서, 199곳은 모두 '오래된 영업허가'일 뿐입니다. 같은 이름, 같은 주인으로 30년을 했다는 증거는 아닙니다. 확인 방법은 노포를 찾는 방법에 적었습니다.
오래된 가게가 새 허가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자리를 옮기거나 허가를 새로 받으면 새 날짜가 찍히므로, 가게가 오래됐어도 최근 허가 쪽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거꾸로 나성동의 30년 넘은 허가 1곳(1993년 허가)은 새로 조성된 신도시 동에 있어 어색해 보입니다. 데이터만으로는 이전 때 옛 허가를 이어받은 것인지, 주소가 바뀐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어느 쪽이든 허가 날짜는 서류의 나이이지 그 자리 영업의 나이가 아닙니다.
젊어 보이는 분포에는 문 닫은 가게의 몫이 빠져 있습니다. 아래 차트는 해마다 새로 받은 허가와 지금도 영업 중인 허가를 겹쳐 놓았습니다. 개업은 2019년 945곳에서 2025년 591곳으로 37.5% 줄었는데, 지금도 영업 중인 허가는 같은 기간 356곳에서 539곳으로 오히려 늘었습니다. 2019년 허가는 7년 사이 많이 문을 닫았고 2025년 허가는 아직 거의 그대로이기 때문입니다.
식당·카페·제과점. 개업은 단기 허가를 뺀 수이고, 영업 중은 기준일(2026-10-03)에 영업 중인 허가를 받은 해별로 센 수입니다.
표로 보기
| 허가받은 해 | 그해 개업 | 지금도 영업 중 |
|---|---|---|
| 2012 | 199곳 | 52곳 |
| 2013 | 283곳 | 62곳 |
| 2014 | 491곳 | 148곳 |
| 2015 | 683곳 | 201곳 |
| 2016 | 628곳 | 187곳 |
| 2017 | 744곳 | 205곳 |
| 2018 | 878곳 | 306곳 |
| 2019 | 945곳 | 356곳 |
| 2020 | 840곳 | 328곳 |
| 2021 | 877곳 | 376곳 |
| 2022 | 832곳 | 452곳 |
| 2023 | 780곳 | 473곳 |
| 2024 | 682곳 | 519곳 |
| 2025 | 591곳 | 539곳 |
그해 개업 대비 지금 영업 중인 비율은 2015년 29.4%, 2019년 37.7%, 2022년 54.3%, 2025년 91.2%입니다. 2022년에 새로 연 832곳 중 3년 뒤에도 영업 중인 곳이 63.9%라는 3년 유지율과 같은 방향입니다(유지율은 3년 뒤 기준이고, 위 비율은 기준일 현재 기준이라 값이 다릅니다). 허가 중위 5.5년이 작은 이유 가운데 하나는 도시가 젊어서이고, 다른 하나는 오래 버티지 못한 가게가 분포에서 빠졌기 때문입니다. 두 몫을 이 데이터로 나눠 계산할 수는 없습니다.
폐업은 2024년부터 개업보다 많아졌습니다(2025년 개업 591곳, 폐업 627곳). 이 흐름이 이어지면 새 허가가 덜 쌓이니 중위 연수는 해마다 조금씩 길어질 수 있습니다. 어려서 젊은 도시가 시간이 가면서 얼마나 빨리 나이 들지는, 세종이 처음 겪는 일이라 비교할 앞선 기록이 이 데이터에 없습니다. 2019~2021년에는 구청이 오래된 기록을 한꺼번에 정리한 일괄 폐업도 있었습니다(2019년 135곳, 2020년 102곳, 2021년 30곳). 정리된 기록이 어느 해 허가였는지는 이 글에서 따로 보지 않았습니다.
이 글의 숫자를 읽는 법
- 숫자는 모두 2026-10-03 기준 행정안전부 인허가 데이터로 센 식당(일반음식점)·카페 등(휴게음식점)·제과점입니다.
- 허가 중위 연수는 영업 중인 가게를 허가 날짜순으로 줄 세웠을 때 한가운데 허가의 나이입니다. 가게의 실제 나이나 주인이 같은 기간이 아닙니다.
- 30년 넘은 영업허가는 1996년 10월 3일 이전에 받아 지금도 영업 중인 허가입니다(도로명주소가 없는 오래된 기록은 뺌). 맛이나 유명세와는 무관한 허가 기록이고, 가게 이름은 싣지 않았습니다.
- 개업·폐업은 축제·행사장·팝업 같은 단기 허가를 뺀 수입니다. 일괄은 구청이 오래된 기록을 같은 날 한꺼번에 폐업 처리한 것으로, 그해 실제로 문 닫은 가게보다 많게 잡힙니다.
- 3년 유지율은 2022년에 새로 허가받은 곳(단기 허가 뺌) 중 3년 뒤에도 영업 중인 비율입니다. 가게를 넘겨받아 허가가 이어진 경우도 유지로 셉니다.
세종과 비슷하게 새로 만들어진 도시의 비교는 식당·카페가 가장 젊은 동네, 가장 오래된 동네, 오래된 허가가 어디에 모이는지는 30년 넘은 식당 영업허가, 어디에 많을까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 글의 숫자는 기준일의 행정안전부 지방행정 인허가 데이터(공공데이터포털)로 계산했습니다. 영업허가 기준이라 실제 창업·폐업 시점과 다를 수 있고, 폐업한 가게 이름은 싣지 않습니다. 가게보고의 데이터 분석과 글 작성에는 AI를 포함한 자동화 도구가 쓰입니다. 데이터 출처와 계산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