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양식은 옛날 돈가스집의 이름일까 — 허가 기록이 바로잡는 네 가지 오해
경양식 칸에 든 영업 중 가게 29,693곳 가운데 30년 넘은 허가는 4.4%뿐입니다. 허가가 가장 많이 난 해는 2021년(4,829곳)이었고, 2025년에는 2,345곳이 열고 3,621곳이 닫았습니다.
'경양식'이라는 말은 한 시절의 양식당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래서 인허가 데이터에서 업태가 경양식인 가게를 '옛날 돈가스집'으로 읽기 쉽습니다. 이 글은 그렇게 읽을 때 틀리는 곳을 허가 기록에서 네 군데 찾아 하나씩 바로잡습니다. 기준은 행정안전부 인허가 데이터(2026-10-03)이고, 영업 중인 경양식은 29,693곳입니다. 이 중 8,617곳(29.0%)이 서울에 있습니다.
먼저 전제 하나를 밝혀 둡니다. 업태는 가게가 허가를 낼 때 고른 칸입니다. 메뉴가 적혀 있지 않아서, 이 칸에 든 가게가 돈가스를 파는지 파스타를 파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글에서 '경양식집'이라고 쓴 것은 모두 '업태를 경양식으로 신고한 곳'이라는 뜻입니다.
오해 1. 경양식 가게는 대부분 옛날에 허가받았다
사실이 아닙니다. 영업 중인 경양식 29,693곳 중 30년 넘은 허가(1996년 10월 3일 이전)는 1,295곳으로 4.4%입니다. 1996년까지 경양식으로 새로 난 허가가 33,199건 있었다는 기록과 견주면 그 가운데 지금까지 남은 것은 대략 4%입니다.
반대로 최근 허가는 많습니다. 2013년부터 2025년까지 13년 동안 난 새 허가가 44,249건으로, 1996년 이전 전체보다 1만 건 넘게 많습니다. 한 해 기준으로 가장 많았던 해도 2021년의 4,829곳입니다. 1990년대의 최고는 1997년의 4,097곳이었으니, 2020년(4,237곳)·2021년·2022년(4,269곳)은 모두 그보다 많습니다. 경양식 칸은 과거의 이름이 아니라 지금도 새로 고르는 칸이라는 뜻입니다.
오해 2. 경양식은 사라져 가는 칸이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새 허가 가운데 경양식 칸의 비중을 보면 한때 실제로 쪼그라들었습니다.
그해 새 허가(단기 허가 뺌) 가운데 업태가 경양식인 곳의 비율. 2021년은 4.6%였습니다.
표로 보기
| 허가 연도 | 경양식 |
|---|---|
| 1985 | 9.2% |
| 1990 | 8.4% |
| 1995 | 6.3% |
| 2000 | 4.8% |
| 2005 | 3.4% |
| 2010 | 2.9% |
| 2015 | 3.4% |
| 2020 | 4.2% |
| 2025 | 3.1% |
1985년에는 새 허가 열 건 중 한 건 가까이(9.2%)가 경양식이었는데, 2010년에는 2.9%까지 내려갔습니다. 그러다 2013년 이후 다시 3~4%대로 올라 2021년에 4.6%가 됐습니다. 이런 오르내림의 이유는 데이터에 없습니다. 다만 이름이 점점 사라지는 일직선의 흐름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최근 흐름은 분명히 꺾였습니다. 개업은 2021년 4,829곳을 정점으로 2025년 2,345곳이 됐고, 같은 해 폐업은 3,621곳이었습니다. 폐업이 개업보다 많은 해는 2023년부터 3년째입니다. 새로 열어도 오래 가기 어려워졌다는 흔적도 있습니다. 2022년에 문을 연 4,269곳의 3년 유지율은 66.5%인데, 2010년에 문을 연 2,057곳은 75.0%였습니다. 그래도 2022년 개업 전체 업종의 3년 유지율 65.6%보다는 0.9%p 높습니다.
오해 3. 경양식집은 오래된 동네에 몰려 있다
숫자가 많은 곳과 오래된 곳은 다릅니다. 경양식이 가장 많은 곳은 서울 강남구(1,980곳)와 용산구(842곳)인데, 30년 넘은 허가는 각각 84곳(4.2%)과 43곳(5.1%)뿐입니다. 경기 성남시(659곳 중 10곳)나 제주시(470곳 중 5곳)처럼 많지만 오래된 허가는 거의 없는 곳도 있습니다.
| 지역 | 경양식 | 30년 넘은 허가 | 그 비율 |
|---|---|---|---|
| 서울 강남구 | 1,980 | 84 | 4.2% |
| 서울 용산구 | 842 | 43 | 5.1% |
| 서울 종로구 | 805 | 144 | 17.9% |
| 서울 중구 | 501 | 111 | 22.2% |
| 부산 중구 | 216 | 57 | 26.4% |
| 경기 성남시 | 659 | 10 | 1.5% |
| 제주시 | 470 | 5 | 1.1% |
오래된 허가가 많이 남은 곳은 대체로 구도심 쪽입니다. 숫자로는 서울 종로구가 144곳으로 가장 많고 서울 중구 111곳, 강남구 84곳 순입니다. 비율로 보면 부산 중구가 216곳 중 57곳(26.4%)으로 가장 높고, 부산 기장군(23.6%)과 서울 중구(22.2%)가 뒤를 잇습니다. 기장군은 구도심이 아니라서 이 흐름의 예외입니다.
- 부산 중구경양식 216곳 중 57곳26.4%
- 부산 기장군경양식 123곳 중 29곳23.6%
- 서울 중구경양식 501곳 중 111곳22.2%
- 서울 서대문구경양식 326곳 중 61곳18.7%
- 서울 종로구경양식 805곳 중 144곳17.9%
- 서울 동작구경양식 107곳 중 15곳14.0%
- 서울 은평구경양식 106곳 중 12곳11.3%
- 부산 금정구경양식 311곳 중 33곳10.6%
영업 중인 경양식이 100곳 이상인 86개 시·군·구만.
영업 중인 경양식이 100곳 이상인 86개 시·군·구 가운데 70곳은 오래된 허가가 5%에도 못 미칩니다. 그리고 전국 1,295곳 가운데 서울(626곳)과 부산(210곳)이 836곳, 64.6%를 차지합니다. 나머지 15개 시·도를 모두 합쳐도 459곳입니다. 오래된 허가가 있다고 해서 같은 가게가 30년 이어졌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 구분은 데이터로 노포를 찾는 방법과 한계에서 설명했습니다.
오해 4. 경양식 칸은 돈가스집의 칸이다
여기서는 데이터가 답을 못 합니다. 같은 돈가스집이 한식이나 일식, '기타'로 신고돼 있을 수도 있고, 경양식 칸에 파스타나 스테이크 가게가 들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있는 칸이 없습니다. 참고로 '패밀리레스트랑'이라는 별도 칸은 따로 집계되며, 영업 중 1,010곳에 30년 넘은 허가는 4곳뿐입니다.
그러니 이 글의 서울 편중도 '서울에 돈가스집이 많다'로 읽으면 안 됩니다. 서울의 경양식은 영업 중인 가게의 5.3%로 전국 3.3%보다 높고, 부산도 4.9%로 전국보다 높습니다. 지역에 따라 신고 칸을 고르는 관행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이 한 가지 이유일 수 있지만, 이 역시 데이터로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말할 수 있는 것
허가 기록이 확실히 말해 주는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경양식 칸의 가게는 대부분 최근에 허가받았습니다. 둘째, 2021년 이후 새로 여는 곳이 빠르게 줄었고 2023년부터는 닫는 곳이 더 많습니다. 셋째, 오래된 허가가 남은 곳은 부산 기장군 같은 예외를 빼면 서울과 부산의 구도심에 몰려 있습니다. 반면 칸에 든 가게가 무엇을 파는지, 오래 영업한 곳이 맛있는지는 이 숫자 밖의 이야기입니다. 개업과 폐업은 축제·행사장·팝업 같은 단기 허가를 뺀 수이고, 폐업에는 구청이 한꺼번에 정리한 기록도 섞여 있습니다. 폐업한 가게의 이름은 싣지 않았습니다.
이 글의 숫자는 기준일의 행정안전부 지방행정 인허가 데이터(공공데이터포털)로 계산했습니다. 영업허가 기준이라 실제 창업·폐업 시점과 다를 수 있고, 폐업한 가게 이름은 싣지 않습니다. 가게보고의 데이터 분석과 글 작성에는 AI를 포함한 자동화 도구가 쓰입니다. 데이터 출처와 계산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