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집을 세는 법과 못 세는 것 — 신고 칸이 만든 36,841곳의 사각지대
인허가 데이터에서 분식·김밥집은 업태 칸 두 개로 잡혀 36,841곳입니다. 칸 밖의 가게는 빠지고, 대구 동구는 영업 중인 가게의 42.1%가 '기타' 칸이라 분식 비율이 1.5%에 그칩니다.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지 정리했습니다.
"전국에 분식집이 몇 곳이에요?"라는 질문에는 숫자 하나로 답할 수 있습니다. 인허가 데이터(기준일 2026-10-03)에서 업태 칸이 '분식'(33,237곳) 또는 '김밥(도시락)'(3,604곳)인 영업 중 가게를 합치면 36,841곳이고, 식당·카페·제과점 전체의 4.1%입니다. 그런데 이 숫자는 "분식을 파는 가게"의 수가 아니라 "분식 칸에 신고한 가게"의 수입니다. 둘은 같지 않습니다. 이 글은 그 차이가 어디서 생기는지, 그리고 그 차이를 감안하고도 어떤 숫자는 믿어도 되는지 하나씩 따져 봅니다.
분식 칸에 적히는 곳만 센다
인허가 서류에서 가게는 허가를 낼 때 고른 업태 하나로 분류됩니다. 일반음식점이라면 '한식', '중국식', '분식', '기타' 같은 칸 중 하나입니다. 분식집을 세는 방법은 그중 '분식'과 '김밥(도시락)' 두 칸에 든 가게를 세는 것 말고는 없습니다. 이렇게 센 값에서 개업은 2021년 4,162곳에서 2025년 2,442곳으로 41% 줄었고, 같은 기간 폐업은 해마다 3,700~4,100곳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아 2025년에는 폐업(3,953곳)이 개업보다 1,511곳 많았습니다. 2022년에 문을 연 2,845곳 중 3년 뒤에도 영업 중인 곳은 61.8%입니다.
이 숫자들은 모두 "분식 칸 안에서" 맞습니다. 칸 바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말해 주지 않습니다. 그 바깥이 얼마나 클 수 있는지부터 보겠습니다.
칸 밖의 분식
같은 일반음식점 안에서 가장 큰 칸은 '한식'으로 영업 중 299,728곳(전체의 33.5%)이고, 둘째로 큰 칸은 '기타'로 103,612곳(11.6%)입니다. 분식 칸 36,841곳은 둘에 비하면 작습니다. 떡볶이나 김밥을 파는 가게가 '한식'이나 '기타'로 신고돼 있어도 이 데이터에서는 알아볼 방법이 없습니다. 업태 칸 이름만 있을 뿐 무엇을 파는지는 적혀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휴게음식점에는 '일반조리판매'(영업 중 22,855곳)라는 칸이 있고, 편의점은 '편의점'(33,488곳) 칸입니다. 이 칸의 가게가 김밥이나 라면을 팔더라도 이 글의 36,841곳에는 들어 있지 않습니다. 반대로 분식 칸에 있다고 해서 모두 우리가 떠올리는 분식집인 것도 아닙니다. '김밥(도시락)'이라는 칸 이름은 김밥집과 도시락 전문점이 한 칸에 섞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칸은 영업 중 3,604곳으로, 전국 230개 시·군·구 가운데 88곳은 5곳 이하이고, 그중 19곳에는 한 곳도 없습니다.
같은 가게도 동네마다 다르게 적힌다
칸을 어떻게 고르느냐가 동네마다 다르다면 지역 비교는 흔들립니다. 대구의 구·군을 나란히 놓으면 그 흔적이 보입니다.
| 지역 | 영업 중 | 분식·김밥 | 그 비율 | '기타' 칸 비율 | '한식' 칸 비율 |
|---|---|---|---|---|---|
| 대구 중구 | 4,118 | 171 | 4.2% | 8.7% | 29.5% |
| 대구 동구 | 5,465 | 84 | 1.5% | 42.1% | 15.9% |
| 대구 서구 | 2,859 | 90 | 3.1% | 6.1% | 48.2% |
| 대구 남구 | 2,646 | 104 | 3.9% | 8.5% | 28.2% |
| 대구 북구 | 6,148 | 227 | 3.7% | 5.9% | 40.1% |
| 대구 수성구 | 6,188 | 206 | 3.3% | 10.2% | 27.0% |
| 대구 달서구 | 7,647 | 259 | 3.4% | 9.5% | 28.7% |
| 대구 달성군 | 3,957 | 136 | 3.4% | 7.8% | 35.6% |
| 대구 군위군 | 496 | 7 | 1.4% | 3.2% | 50.2% |
대구 동구는 영업 중인 가게 5,465곳 가운데 2,303곳(42.1%)이 '기타' 칸이고, '한식' 칸은 15.9%로 구·군 중 가장 낮습니다. 다른 구·군은 '기타'가 3.2~10.2%입니다. 분식·김밥 비율도 군위군(1.4%)을 빼면 3.1~4.2%인데 동구만 1.5%입니다. 광주에서도 북구의 '기타' 칸이 30.4%(1,871곳)로 다른 구(5.5~18.1%)보다 높고 분식·김밥 비율은 2.8%로 낮은 편입니다. '기타' 칸이 20% 이상인 시·군·구는 전국에 11곳입니다.
그렇다고 "기타 칸이 큰 동네는 분식집이 숨어 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230개 시·군·구에서 두 비율의 관계를 계산해 보면 약하게 반대로 움직일 뿐입니다(상관계수 -0.16). 아래 막대에서도 '기타' 칸이 큰 곳은 대구 동구·전남 신안군·경기 양평군 정도이고, 군위군·괴산군·가평군은 '기타' 칸이 작은데도 분식 비율이 낮습니다. 그 동네에 분식집이 정말 적은지, 다른 칸에 적혔는지는 이 데이터로 가릴 수 없습니다.
- 전남 담양군10곳 / 영업 중 1,024곳 · '기타' 칸 10.1%1.0%
- 대구 군위군7곳 / 영업 중 496곳 · '기타' 칸 3.2%1.4%
- 대구 동구84곳 / 영업 중 5,465곳 · '기타' 칸 42.1%1.5%
- 경기 양평군45곳 / 영업 중 2,513곳 · '기타' 칸 21.6%1.8%
- 충북 괴산군15곳 / 영업 중 833곳 · '기타' 칸 6.4%1.8%
- 전남 영광군17곳 / 영업 중 911곳 · '기타' 칸 18.6%1.9%
- 전남 신안군11곳 / 영업 중 561곳 · '기타' 칸 22.1%2.0%
- 제주시299곳 / 영업 중 14,890곳 · '기타' 칸 15.7%2.0%
- 경기 가평군46곳 / 영업 중 2,202곳 · '기타' 칸 6.9%2.1%
- 강원 고성군23곳 / 영업 중 1,013곳 · '기타' 칸 11.6%2.3%
영업 중인 가게가 300곳 이상인 시·군·구만. 전국은 4.1%.
반대쪽 끝에서는 부산 서구(7.1%), 서울 종로구(6.7%), 부산 금정구와 경남 통영시(각 6.5%)처럼 비율이 높은 곳이 있습니다. 시·군·구의 중간값은 4.0%이고 230곳 중 158곳이 3~5%에 들어옵니다. 대부분의 동네는 비슷한데, 양 끝의 몇몇 동네는 분식이 많거나 적어서라기보다 칸을 고르는 관행이 달라서일 가능성을 열어 두고 읽어야 합니다. 어느 쪽인지는 데이터로는 알 수 없습니다.
칸의 무게가 움직이면 추세도 흔들린다
시간 축에서도 같은 문제가 있습니다. 새로 허가받는 가게 가운데 분식·김밥 칸의 비율은 2010년 5.5%에서 2021년 4.0%로 천천히 내려왔고 2022년에 2.9%로 뚝 떨어졌습니다. 같은 기간 '기타' 칸은 6.1%에서 14.5%로, 2022년 17.8%, 2023년 19.3%까지 올랐습니다.
식당·카페·제과점 전체 개업 중 비율. 단기 허가는 뺐습니다. '기타'는 업태 칸 이름이 '기타'인 일반음식점입니다.
표로 보기
| 연도 | 분식·김밥 | 기타 |
|---|---|---|
| 2010 | 5.5% | 6.1% |
| 2011 | 5.6% | 6.4% |
| 2012 | 5.9% | 6.8% |
| 2013 | 5.9% | 7.2% |
| 2014 | 5.1% | 6.8% |
| 2015 | 4.9% | 10.2% |
| 2016 | 4.5% | 11.0% |
| 2017 | 4.2% | 11.8% |
| 2018 | 4.0% | 13.1% |
| 2019 | 4.0% | 12.9% |
| 2020 | 4.0% | 13.8% |
| 2021 | 4.0% | 14.5% |
| 2022 | 2.9% | 17.8% |
| 2023 | 3.3% | 19.3% |
| 2024 | 3.5% | 16.9% |
| 2025 | 3.2% | 16.4% |
2021년에서 2022년 사이 새 허가는 식당·카페·제과점 전체로 104,363곳에서 97,055곳으로 7.0% 줄었습니다. 분식 칸은 3,842곳에서 2,591곳으로 32.6%, 김밥(도시락) 칸은 320곳에서 254곳으로 20.6% 줄었는데 '기타' 칸은 15,133곳에서 17,268곳으로 14.1% 늘었습니다. 눈에 띄는 대비입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분식집이 줄어든 게 아니라 기타로 신고되는 일이 늘었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습니다. 이유가 둘 있습니다.
첫째, '기타' 칸이 늘어난 것이 분식 때문인지 다른 업종 때문인지 가를 수 없습니다. 둘째, '기타' 칸은 2024년(14,652곳)과 2025년(12,343곳)에 다시 줄었는데, 같은 해 분식 칸 개업도 2,772곳에서 2,252곳으로 함께 줄었습니다. '기타' 칸이 분식을 빨아들였다는 설명으로는 2025년의 감소가 설명되지 않습니다. 분명하게 말하면, 분식집이 새로 덜 열린다는 신호는 분명하지만 41%라는 감소 폭 전부를 실제 변화로 읽을 수는 없다는 것이 이 데이터의 한계입니다.
오래된 허가에 숨은 이름표
분식 칸에서 30년 넘은 허가는 2,788곳(7.6%)이고, 그중 서울이 996곳입니다. 서울의 분식·김밥집 7,899곳 가운데 12.6%가 1996년 10월 이전 허가라서 시·도 중 가장 높고, 전국 30년 넘은 분식·김밥 허가의 35.7%가 서울에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그 허가가 지금도 분식 칸에 올라 있다"는 뜻일 뿐, 30년째 같은 메뉴를 내고 있다는 뜻이 아닙니다. 허가는 한 번 받은 업태 칸 그대로 이어지고, 그 사이 가게의 주인과 메뉴가 바뀌었더라도 칸을 바꿔 다시 신고하지 않은 곳이 있을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분식 칸에 남은 오래된 허가는 "오래 영업 중"이라는 사실까지만 보여 줍니다.
그래도 믿을 수 있는 것
한계를 길게 늘어놓았지만 모든 숫자가 흔들리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칸 안에서 비교하는 숫자는 비교적 단단합니다. 분식 칸의 3년 유지율은 61.8%인데, 칸을 쪼개면 분식 61.2%(2,591곳), 김밥(도시락) 67.7%(254곳)이고, 2010년에 연 곳은 67.0%였습니다. 식당·카페·제과점 전체 평균 65.6%(업종별 3년 유지율 참고)보다 낮은 쪽이고, 2010년대보다 낮아졌다는 방향은 칸이 어떻게 변했든 비슷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큽니다. 2025년 한 해 폐업 3,953곳도 신고 기록이라 칸이 달라져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다만 폐업은 신고된 기록이어서 문을 닫고 신고하지 않은 가게는 아직 영업 중으로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이 데이터로 분식집을 읽는 규칙은 세 가지입니다. 하나, 전국 단위의 규모는 "분식 칸에 신고한 가게" 기준으로만 읽습니다. 둘, 지역끼리 비교할 때는 비율이 아주 낮은 곳이 정말 적은 것인지 다른 칸에 적힌 것인지 구분하지 못한다는 점을 감안합니다. 셋, 시간에 따른 변화는 칸의 비중이 함께 움직였는지 확인한 뒤에 해석합니다.
이 글의 숫자는 이렇게 셌습니다
- 업태 칸이 '분식' 또는 '김밥(도시락)'인 일반음식점만 셌습니다. 가게 이름은 싣지 않았습니다.
- 개업과 폐업은 허가 뒤 한 달 안에 닫는 단기 허가를 뺀 수입니다. 폐업에는 구청이 오래된 기록을 한꺼번에 정리한 것도 들어 있습니다.
- 3년 유지율은 2022년 허가 중 기준일에 영업 중인 비율이고, 넘겨받아 허가가 이어진 곳도 유지로 셉니다.
- 30년 넘은 허가는 1996년 10월 3일 이전에 받은 허가로 지금도 영업 중인 곳입니다.
이 글의 숫자는 기준일의 행정안전부 지방행정 인허가 데이터(공공데이터포털)로 계산했습니다. 영업허가 기준이라 실제 창업·폐업 시점과 다를 수 있고, 폐업한 가게 이름은 싣지 않습니다. 가게보고의 데이터 분석과 글 작성에는 AI를 포함한 자동화 도구가 쓰입니다. 데이터 출처와 계산 기준